잡초, 대지의 수호자인가 약탈자인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님의 풀입니다)이 책은 비교적 읽기가 쉽네요. 이 책과 같이 읽어볼 만한 책은 '풀들의 전략'과 '잡초의 성공 전략' 좀더 전문적인 책으로는 아직 입수하지 못했는데 '신제 잡초생택학'(향문사)입니다.
싸워서 물리쳐야 하는 약탈자 잡초
- 제자리를 벗어나서 자라는 모든 식물 : 원하지 않는 식물, 골치덩어리, 천덕꾸러기
cf. 최종 수량 일정의 법칙 : 작물이 자라든 또는 작물과 잡초가 섞여서 자라든 상관없이 모든 땅의 생산력은 동일하다. 따라서 잡초가 작물에 끼어들지 않는다면 그만큼 작물의 생산량은 많을 것이며, 그 결과 잡초는 제거되어야 한다.(잡초방제론의 근거)
- 대부분의 농부는 농산물에 높은 가격을 매기려는 열광적인 노력 덕택에 토양에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토양에서 돈을 채굴하고 있다. 보상법칙(수확체감의 법칙인데 각종 요소의 투입 효과가 점차 낮아져간다는 현상이다)을 무시한다.
- 야생식물(Wild Plant)와 잡초(Weed) 그리고 농작물 구분
야생식물은 인간의 간섭과 억압 즉 인간이 주는 스트레스가 없는 곳에 자라고 잡초는 인간의 스트레스 속에서만 자란다. 농작물은 하늘이 부여한 자생의 기능을 상실하고 인간의 특별한 보호와 원조 속에서만 살아간다.
농부의 친구 잡초
- 보호식물로서의 모성 잡초(Mother Weed)
자연의 토양 개량자이다. 잡초는 작물과 경합하는 표층토(땅 표면에서 60cm)가 아니라 하층토(90cm 이상)에 깊이 뿌리를 내려 작물을 돕는다. 또한 하층토와 표층도 사이에 있는 물이 거의 침투할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게 굳어진 서상층 혹은 경반층(Hard Pan, 쟁기날이 미치는 한계층으로 미세한 점토들이 모여 굳어져서 작물 뿌리의 발달 한계가 됨)을 양분 저장 구역으로 만든다.
cf. 쇠비름, 비름, 까마중, 도꼬마리
- 토양 균형 유지
돌려짓기의 연결 고리로서의 잡초다. 단일종이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잡초는 자연의 돌려짓기를 가능케 한다.
잡초 방제에서 잡초 조절로
- 첫번째 방식 - 방치
- 두번째 방식 - 박멸 혹은 제거(방제)
- 세번째 방식 - 조절(방어) : 합리적 수준으로 관리, 잡초와 작물의 공존
잡초로 토질을 향상시키려면 재배작물 사이에 잡초가 분포하고 있어야 한다. 잡초는 가능한 오래 밭에 남아 있어야 하지만, 바짝 말라 죽게 될 때까지 놔두어서는 안된다. 가능한 잡초는 싱싱할 때 녹비거름으로 땅에 묻혀야 한다.
정해진 기간에만 잡초를 제거한다.(잡초 경합 한계 기간)
잡초는 해로운가
- 잡초는 한동안 표층토의 수분과 영양분을 앗아 가지만 경작 작물의 양분 흡수 지역을 넓혀 준다.
: 하층토로부터 표층으로 풍부한 원료를 끌어올린다.
하부 토양을 섬유화(단립화)한다.
하층토에 수분 저장고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퇴비의 원료다.
토양의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다. 어떤 잡초는 토양에 특정의 결핍이 일어났을 때만 나타난다.
- 잡초는 빗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막고, 흙을 잘게 부수어 시멘트화하는 현상을 막는다. 빗물을 막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밭의 잡초로 인해, 빗물은 먼저 잡초에 떨어진 후 토양에 떨어진다. 그런 식으로 흙에 도달함으로써 빗물이 흘러 빠지지 않고 흙 속으로 스며든다.(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