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우스 가는 길
실력이 서열입니다 본문
공장 다니면서 으레 입사 연도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게 서열이니까요. 연수가 짧은 신입들은 고참이 일할 수 있게 매사에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신입이 대표적으로 하는 허드렛일은 쓰레기 치우기입니다.
먼저 종이 박스를 쌓습니다. 빠렛트 위에 10-20kg 포장 종이 박스 네 개를 바닥에 쫘악 편 다음 키 높이까지 쌓니다. 관건은 쓰러지지 않도록 각을 맞추는 겁니다 .중간 중간에 일정하게 종이 지렛대를 만들어 평형을 잡아서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태이프로 묶어주면 됩니다.
다른 빠렛트엔 깡통과 플라스틱 통을 가지런히 쌉니다. 이건 지그재그로 포개야 넘어지지 않습니다. 1단이 끝나면 테이프로 쭉 둘러서 서로를 꽉악 결착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빠렛트에 이건 무거운 놈을 아래에 놓으면 그 놈들의 무게로 차곡차곡 올라갑니다. .
이젠 세 개의 빠레트를 자키라는 손수레를 동원해 화물 엘리베이터로 이동합니다. 거기서 옥내용 스탠딩 지게차로 떠서 밖으로 내보냅니다.
그 다음 옥외용 지게차로 쓰레기장에 수거 찝게 차량이 잘 가져 갈 수 있게 보기좋게 놓습니다.
이 작업은 하루에 두번 하게 됩니다. 문제는 폐쓰레기 적재 실력과 지게차 운전 실력이 시간을 좌우하게 됩니다. 신입들은 지게차에 앉지 못합니다. 자격증도 없고 운전 실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입들은 짬을 내어서 기를 쓰고 배우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게 하루아침에 되질 않습니다. 실력이 쌓이면 허드렛일에서 제품을 만드는 일로 옮아갑니다. 실력이 서열입니다. 실력이 자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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