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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우스 가는 길

80년대 대학생 시절 1학기는 의무적으로 기숙사에 들어가야 했는데 선배들의 책상에는 반드시 '역사란 무엇인가'와 이영희님의 책들,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조세희님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황석영님의 '객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그리스인 조르바' 하룻밤에 숨죽여 읽던 막심 고리끼의 '어머니'가 놓여 있었다. 저녁마다 벌어지는 라면 파티와 세련된 서울 선배들의 '의식화'는 자연스럽게 사회과학 서클 활동으로 이어졌다. 그 다음 시골 순댕이 우리 모두는 흔히 알고 있는 문제(?) 학생이 되었다. ㅋㅋ 무엇보다 역사를 좋아했던 내게 '역사'는 책에 있는 것이 아니라 80년 광주 사태를 광주 항쟁으로 보게 했던 책이다. 또한 내 삶을 이끌었던 러시아 혁명을 볼세비키 혁..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단단해서가 아닙니다. 그가 딛고 서 있는 곳이 쉽게 허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주 드물게 우리가 건너 온 80년대는 생각이 같았습니다. 그 바탕에는 세상을 보는 눈이었습니다. 그에 맞추워 참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후회하지 않습니다. 젊음을 그렇게 보내고 지금 노동자로 사는 게 부끄럽지 않습니다. 대중교통 없이, 변변한 제 집 없이 자전거로 사는 제 모습이 불편하고 꼬질꼬질하지만 당당하게 쌩쌩 달립니다. 그때 우리는 내일을 버리고 오늘 이 책을 품고 살았습니다. 오늘을 살고 싶은 당신이 좋아하길 빕니다. 철학 - 버트란트 러셀, 러셀 서양철학사 cf. 쿠시넨, 변증법적 유물론 입문(동녘) 역사적 유물론 입문(동녘) 역사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 -리오 휴..
공장 다니면서 으레 입사 연도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게 서열이니까요. 연수가 짧은 신입들은 고참이 일할 수 있게 매사에 준비해 놓아야 합니다. 신입이 대표적으로 하는 허드렛일은 쓰레기 치우기입니다. 먼저 종이 박스를 쌓습니다. 빠렛트 위에 10-20kg 포장 종이 박스 네 개를 바닥에 쫘악 편 다음 키 높이까지 쌓니다. 관건은 쓰러지지 않도록 각을 맞추는 겁니다 .중간 중간에 일정하게 종이 지렛대를 만들어 평형을 잡아서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태이프로 묶어주면 됩니다. 다른 빠렛트엔 깡통과 플라스틱 통을 가지런히 쌉니다. 이건 지그재그로 포개야 넘어지지 않습니다. 1단이 끝나면 테이프로 쭉 둘러서 서로를 꽉악 결착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빠렛트에 이건 무거운 놈을 ..
세월이 흘러갔네요. 10년이 넘어서야 당신을 보게 되었지요. 당신은 거기 있는데 난 여러 바퀴를 돌고 돌았답니다. 이젠 공장에 노동자로 일한지 벌써 4년이 됩니다. 처음에는 파견 계약직, 두번째는 일용직, 세번째는 정규직입니다. 무엇보다 최소 시급으로 최저 생계비를 받습니다. 임금 노동자입니다. 당신은 실소를 하겠지만 사실 제가 되고 싶은 게 농부 보다는 노동자였습니다. 사고팔리지 않는 삶을 찾아 산으로 갔던 농투성이 임금 노예의 세상에 다시 돌아 노동자 계급에 편입되었습니다. 일은 주야 맞교대로 하루 10시간을 달립니다. 그야말로 언제나 누구와도 대체가 가능한 단순 숙련 노동입니다. . 나이가 많으니 일할 데가 막일 같은 공장밖에 없지요. 공장일은 단순하지만 육체적으로는 상당히 힘듭니다. 그래도 일하면..
대지의 수호자 잡초(2) 조셉 코케이너, 양금철 구자옥 역, 2003년 초판, 우물이 있는 집 8장. 초지 개량의 선구자 -잡초와 목초식물의 관계(초지 재건의 대행자의 토양의 섬유화 작업) “위급상황의 먹이로서 잡초가 없다면 수백만의 들소들은 죽고 말 것이다. 물론 잡초의 중요성은 여기에 머물고 있지 않다. 심지어 들소의 입장을 차치하고라도 먹이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잡초의 진정한 가치는 목초식물의 생식을 부활시키는 데 있다.”(113쪽) “초원의 목초식물은 섬유소가 얼기설기 얽혀 있는 토양을 요구한다. ∙∙∙∙그러나 어떤 요인으로 토양이 황폐화되었을 때, 목초식물은 자신의 뿌리로 토양을 소생시킬 수 없다. 목초식물은 다른 매체식물이 선구자적 역할을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런 과정이 이루어진 후에..
대지의 수호자 잡초(1) 조셉 코케이너, 양금철 구자옥 역, 2003년 초판, 우물이 있는 집 1장. 잡초에 대한 그릇된 생각 - 당근 밭에서 자라는 감자는 잡초인가?(작물과 잡초의 차이) 제자리를 벗어나서 자라는 모든 식물 : 원하지 않는 식물 골칫덩어리 천덕꾸러기 성가시게 하는 풀 방해꾼 해로운 것 눈엣가시 약탈자 싸워서 물리쳐야 하는 적 - 잡초는 왜 미움을 받고 제거되는 걸까?(작물의 수확량과 잡초양의 비율) 잡초 관리는 잡초를 뽑지 않는 방식과 잡초를 뽑는 방식이 있다. 전자는 잡초를 적절히 이용(관리된 잡초)하는 것이고 후자는 잡초 방제(잡초를 뽑거나 깎아 없애거나 제초제를 친다)이다. cf. 예방적 방제, 생태적 방제, 물리적 방제, 생물적 방제, 화학적 방제 - 보호식물로서의 모성 잡초(M..